♧ 문학의 향기/♣ 정호승 시인64 끝끝내 - 시:정호승 끝끝내 ...정호승 헤어지는 날까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헤어지는 날까지 차마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습니다 그대 처음과 같이 아름다울 줄을 그대 처음과 같이 영원할 줄을 헤어지는 날까지 알지 못하고 순결하게 무덤가에 무더기로 핀 흰 싸리꽃만 꺾어 바쳤습니다 사랑.. 2009. 12. 8.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시:정호승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정호승 - 어머니가 싸리빗자루로 쓸어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같은 흰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는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앞에.. 2009. 12. 8. 사랑 - 정호승 사랑 / 정호승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은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2009. 12. 3.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 정호승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 정호승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물이다. 사랑의 용서도 용서함도 구하지 말고 청춘도 청춘의 돌무덤도 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흐르는 것이 길이다. 흐느끼는 푸른 댓잎 하나 날카로운 붉은 난초잎 하나 강의 중심을 향해 흘러가면 그뿐 그동안 강물을 가로막고 있었던.. 2009. 12. 3.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 2009. 12. 3. 사랑 - 정호승 사랑 ... 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 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 2009. 12. 2. 술한잔 - 정호승 술 한잔 정호승 시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눈이 내리는 날에도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지는 날에도 ―정호승 시집 《눈물이 나면 .. 2009. 12. 2.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니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 2009. 12. 2. 쓸쓸한 편지 - 정호승 쓸쓸한 편지 - 정호승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 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 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때 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 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 질 때까지 잠시 나그네 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 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 2009. 12. 2.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