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 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사랑하다 죽어버려라...정호승
사람들은 사랑을 모른다
자기 마음대로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
너는 어찌되든지
나만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만
내 마음대로 네가 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다가 죽어야하는데
너를 사랑하기 위해
내가 죽어야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나를 살리는 것은
사랑이 아닌 것을 알지 못한다
너를 살리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랑 하다가 죽어버려라
그림...클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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