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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그리운 별, 혹은 갈망 / 홍성란

by kimeunjoo 2011. 4. 13.

 

 

 

 

 

그리운 별, 혹은 갈망 / 홍성란

 

 

간성 어디쯤 확 쏟아지는 별들 만나고 싶어

마음 속 우러러 너를 보면 너 거기 있는데

없던 강, 너와 나 사이에 흐린 강이 흐른다

 

사랑한다는 건 얼마큼의 자유를 버린다는 걸까

누구도 그렇다면 난, 사랑하지 않았다

끝없이 나는 자유를 갈망해 왔으므로

 

잠시 빌린 네 마음 이제 돌려주려 하나니

너, 있는 듯 떠나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내 것 아닌 네 마음.

 

 

 

한살이 / 홍성란

 

우리

떨어지자

굴참나무 열매처럼

 

굴참나무 열매처럼

한 번 굴러

떨어져

 

이듬해

오종종하니

살림 다시

차리게

 

 

 

반칙-고금소총(古今笑叢) / 홍성란

 

옛날, 우직한 현자(賢者)가

백 번, 샘가를 돌았다는데

 

고을 원님 심술이 나서 고을 사람 누구라도 그 비구니 자빠뜨리면 재산의 반을 준다 해서는, 못생긴 떠꺼머리 암거사님 거처하시는 얌전한 암자 찾아가 늙은 어미 병 깊은데 스님 거기 그 둘레만 제 물건 빙빙 둘레만 빙빙 백 번을 빙빙 돌고 나서는 그 물건 어미가 만지면 낫는다 씻은 듯이 낫는다 여쭈니 그렇다면 돌기만 하라니

 

칠십에 팔십을 돌다가 빙빙 샘으로 퐁당 빠져버리니 반칙이라니 발칙하다니 비구니 발끈 호통을 쳐서는, 얼른 나와 다시 또 빙빙 샘가를 빙빙 돌다가 그만 넘치는 샘물에 풍덩 빠져 넘실 우줄 우줄 넘실 우줄우줄 해서는 그만

 

동굴을 빠져나가는 소리 안, 돼요 돼요 돼요 돼요…

 

 

- <반칙 - 고금소총(古今笑叢)>, 시선집 <<명자꽃>> 2009년 서정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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