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의 향기/♣ 영상시

꽃 / 백무산

by kimeunjoo 2011. 4. 13.

 

 

 

 

 

꽃 / 백무산


내 손길이 닿기 전에

꽃대가 흔들리고 잎을 피운다
그것이 원통하다

내 입김도 없이

사방으로 이슬을 부르고 향기를 피워내는구나
그것이 분하다

아무래도 억울하는 것은
네 남은 꽃송이 다 피워내도록
들려줄 노래 하나 내게 없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내 가슴을 치는 것은
너와 나란히 꽃 피우는 것은 고사하고
내 손길마다 네가 시든다는 것이다

나는 위험한 물건이다
돌이나 치워주고
햇살이나 틔워주마
사랑하는 이여.

 

 

꽃은 단 한번만 핀다 / 백무산


물이 빗질처럼 풀리고
바람이 그를 시늉하며 가지런해지고
봄이 그 물결을 따라
흔들리며 환한 꽃들을 피우네

새 가지에 새 눈에
눈부시게 피었네

꽃은 피었다 지고
지고 또 피는 것이 아니라

같은 눈 같은 가지에
다시 피는 꽃은 없다
언제나 새 가지 새 눈에 꼭
한번만 핀다네

지난 겨울을 피워올리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있어온 모든 계절을
생애를 다해 피워올린다네

언제나 지금 당장 모든 것을
꽃은 단 한번만 핀다네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뭐하세요? / 문정희   (0) 2011.04.13
사월이 오면 / 노천명   (0) 2011.04.13
사랑의 노래 / 라이너 마리아 릴케   (0) 2011.04.13
사랑 / 이성선   (0) 2011.04.13
쓸쓸한 봄날 / 박정만   (0) 2011.04.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