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 석여공
제 안에 홀로 달 뜨더란다
하도 크고 벅차서
그 달 품고
그래 울었더란다
아 나를 끌어당기는
저 애욕의 끄나풀
어찌하여 그대 안의 줄 팽팽히 뽑아
내 촉수의 간극에 꽂아놓고
파르르 떨고 있느냐
미안하다
그러고도 멀리
단칼에 끊지 못하는 흔들림아
미안하다
놓을 것도 없이 당길 것도 없이
그대 안에 둥실
달로 떠서 미안하다
그대를 잃는다 / 석여공
새처럼 울지도 않네
달처럼 뜨지도 않네
그대처럼 그리워하지도 않네
한낱 적막이 내 관자놀이에 접신 해 들어와서는
그 아래, 늙은 무우수無憂樹나무 아래
마음을 당겨 쩔쩔 끓는 해금소리로 앓고 있네
이제는 오고 감에 속지 않으리
그대 온들 쪽배 숨겨들 일도 없으리
가며가며 목마르지 마시라고
묵은 소금이나 챙겨주리
바람 속에 강물이나 느리게 풀어놓고
뱃전을 치는 물소리나 찰박찰박 들으면서
속절없이 그렇게 흘러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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