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향연 / 김낙필
봄볕 한줄기에
쏘여
그 자리에
노란 진이 묻어난다.
베인
자리엔 연분홍 피가 배여난다.
엉덩이에
풀물이 들면
그 상처는 이듬해 까지도 간다.
봄볕에 데인 자리는
속으로 속으로만 쓰리고 아프다.
그리
쏘이고 데이고 베여도
봄을 기다리는 것은..
겨우내 동면하던
미친년 화냥기가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취중진담 (醉中眞談) / 김낙필
살아보니 알겠다.
사는 일이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밥먹고 뒷일보고
졸리면 쭈그리고 자고
비오든 바람불든
상관없이 살아간다.
가끔은 내숭도 떨고
가끔은 슬퍼져서 울고
해해댁대며 다시 웃고
그리 살아가는 일이 무에 어려울까
생쑈를 하며 어렵게 연기하는 일이
더 바보같은 일이다.
살아보니 알겠다.
미워할 일도
서운해 할 일도 없다는 것을
이제사 어렴픗이 알 것 같다.
그동안
사랑하고 미워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
가슴뛸 때 혼란하고
증오할 때 속이 쓰리더라.
그것 말고는 별로 어려운 것 없었더라.
살아보니
산 것이 꿈만 같더니
살아내니 그것도 순간이다.
그래도
외로울 때 등불하나 밝혀줄
그대 하나는 있었으면 좋겠다.
향내나는 사람 / 김낙필
너는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인적 있느냐.
너의 인생이
비록 추울 지라도
너를 향해
가슴뛰는 사람 있다면
너는 진정
향기로운 사람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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