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興洞 대흥동
紅樹映山屛。 홍수영산병/ 단풍숲 산과 어울려 병풍이 되고
碧溪瀉潭鏡。 벽계사담경/푸른 계곡물 못으로 쏟아져 거울이 되네
行吟玉界中。 행음옥계중/신선세계를 가다가 읊조리니
두覺心淸淨。 두각심청정/다만 깨달은 마음 청정하기도 하다.
山居 산거
花潭一草廬。 화담일초려 /화담에 초가집 짓고
瀟灑類僊居。 소쇄유천거/정갈하기가 신선 사는 집 같아
山色(簇)開軒近(面)。산색개헌근 /산빛은 마루 전면에 펼쳐있고
泉聲到(絃咽)枕虛。 천성도침허/샘물가락 허령하게 베개 울리며
洞幽風澹(淡)蕩。 동유풍담탕/골짝 아늑 바람 풀려 분다
境僻樹扶疏。 경벽수부소/외진 숲은 엉성하게 얼켜
中有逍遙子。 중유소요자/이 속에서 소요자적하는 사람은
淸晨(朝)好讀書。 청신호독서/맑은 아침 책읽기에 정말 좋구나
贈보眞庵 증보진암
將身無愧立中天。 장신무괴입중천/몸이 부끄럼 없이 대낮에 서서
興入淸和境界邊。 흥입청화경계일/흥겹게 청신한 경지에 들어가네
不是吾心薄卿相。 불시오심박경상/내마음이 정승판서를 하찮다고 보지 않지만
從來素志在林泉。 종래소지재임천/종래 뜻이 시골살이에 있어서
誠明事業恢遊刃。 성명사업회유인/성, 명덕, 일이 자신이 있어서
玄妙機關少著鞭。 현묘기관소저편/너무 묘하고 간교한 잔꾀에 잡히는 게 없어
立(主)敬功成方對越。 입경공성방대월/경을 주로 공부하여 바로 신명을대하게 되네
滿窓風月自悠然。 만창풍월자유연/가득히 창에 풍월이 저절로 비치니 한가롭구나
述懷 술회
讀書當日志經綸。독서당일지경륜 /독하면서 경륜에 뜻을 두고
晩歲還甘顔氏貧。 만세환감씨빈/늦도록 안회의 가난한 삶을 달게 여겨
富貴有爭難下手。 부귀유쟁난하수/부귀는 다툼이 있어 손에 잡기 어려워
林泉無禁可安身。 임천무금가안신/시골 자연 금하는 이 없으니가히 도를 즐겨 지키고
採山釣水堪充腹。 채산조수감충복/산나물 캐도 고기 낚아서 충분히 배를 채우고
詠月吟風足暢神。 영월음풍족창신/달과 바람을 읊조리니 정신이 넉넉해지고
學到不疑知快活。 학도불의지쾌활/배움이 의심이 없으니 호연지기를 아네
免敎虛作百年人。 면교허작백년인/헛되이 백년을 사는 것을 면하게 하네
<지은 이>
서경덕(徐敬德, 1489-1546), 자는 가구(可久)에 호는 복재(復齋) 또는
화담(花潭)이며, 시호는 문강(文康)이다.
1489년(성종 20년) 12월 17일에 松京(송경/지금의 개성) 禾井里(화정리)
에서 태어나다.
31세에 賢良科(현량과)에서 최우수로 뽑혔으나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다.
34세 여름에 土亭(토정) 李之函(이지함)선생과 더불어 俗離ㆍ智異山 등지를
유람하다.
43세에 부모의 명으로 과거에 응시하여 生員試(생원시)에 합격하고, 후에
당시의 대제학이었던 金安國에 의해 ‘遺逸之士(유일지사/재야인사중 유명한 자)’로 조정에 추천되었다.
56세 5월, 厚陵參奉(후릉참봉)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이해 겨울에 〈原理氣/원리기〉ㆍ〈理氣說/이기설〉ㆍ〈太虛說/태허설〉ㆍ〈鬼神死生論/귀신사생론〉 등의 4편의 책을 저술하였다.
선생의 나이 58세(명종 1년) 7월 7일, 개경의 花潭書齋(화담서재)에서
별세하고 花潭(화담) 뒷산에 안장되다.
1575년(선조 8년) 5월에 大匡輔國崇祿大夫(대고아보국숭록대부) 議政府右議政(의정부우의정) 兼領經筵春秋館事(겸영경연춘추관사)에 증직되고, ‘文康’(道德博聞曰文 淵源流通曰康)의 시호가 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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