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 형 도
-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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