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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빈 집 - 기형도

by kimeunjoo 2010. 1. 5.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 집 /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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