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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눈 내리는 주막... 김복연

by kimeunjoo 2009. 12. 21.



 
눈 내리는 주막... 김복연
돌아갈 집이 좀더 멀었으면 좋겠다 
이 밤 내내 돌아갈 곳이 없었으면 좋겠다 
혼자 탁자를 다 차지하고 앉은 사람은 
창밖 쌓이는 눈만큼이나 양식이 많은 사람일까 
언제나 마지막 잔은 눈물일 텐데... 
눈발은 그치지 않고 
주막집 여자는 다 졸아든 선짓국 솥에 
벌써 몇 번째 맹물을 붓는다 
아직 한참 더 내릴 것 같죠? 
아마 밤새도록 내릴 것 같습니다 
구석진 탁자 위에서 
까막까막 조는 갓등 
돌아갈 집이 아주 많이 멀었으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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