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걸어 잠그고 수도꼭지를 조였다
TV를 끄고 코드도 뽑고
커튼을 내리면 토굴처럼 아늑하다
안녕, 어둠 저편 서 있는 이에게
눈인사를 보내고
마지막 결심을 하듯 전등의 스위치를 내렸다
가슴이 물결 높이 술렁거렸다
생각하면 불쌍하기 짝이 없는 몸
사지를 있는대로 길게 늘여서
이불을 끌어 덮으면 부러울 것 없겠지
다 끄고
다 잠그고
다 덮은 지금
꿈으로 채색한 눈뚜껑을 내려
다 잊어버리기로 하였다
무사히 잠드는 일 쉽지야 않겠지만
두 손 들고 항복하지고,
잊어버리기로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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