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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너도 느리게 살아봐 - 장영희

by kimeunjoo 2010. 6. 19.

         

         

         

         

         

              너도 느리게 살아봐 / 장영희


              수술과 암술이
              어느 봄날 벌 나비를 만나
              눈빛 주고받고
              하늘 여행 다니는
              바람과 어울려
              향기롭게 사랑하면
              튼실한 씨앗 품을 수 있지.
              그 사랑 깨달으려면
              아주 천천히 가면서
              느리게 살아야 한다.

              너울너울 춤추며
              산 넘고 물 건너는
              빛나는 민들레 홀씨
              그 질긴 생명의 경이로움 알려면
              꼭 그만큼 천천히 걸어야 한단다.

              번쩍 하고 지나가는 관계 속에서는
              다사로운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하고
              사랑 한 올 나누지 못한다
              쏜살같이 살면
              마음의 눈으로 봐야 할 것
              볼 수 없단다.

              마음의 절름밭이일수록
              생각이 외곬으로 기울수록
              느리게 살아야 하는 의이를
              가슴에 새겨야 한단다.

              아이야 ,
              너도 느리게 살아 봐.

               

               


              『2010 한국카톨릭詩選』(카톨릭신문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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