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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뼈의 노래 - 문정희

by kimeunjoo 2009. 7. 4.
 
 
                뼈의 노래 - 문정희


                짧은 것도 빠른 것도 아니었어
                저 산과 저 강이
                여전히 저기 놓여 있잖아
                그 무엇에도
                진실로 운명을 걸어보지 못한 것이 슬플 뿐
                나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아

                냇물에 손이나 좀 담가보다
                멈춰 섰던 일
                맨발 벗고 풍덩 빠지지 못하고
                불같은 소멸을 동경이나 했던 일
                그것이 슬프고 부끄러울 뿐

                독버섯처럼 늘 언어만 화려했어
                달빛에 기도만 무르익었어
                절벽을 난타하는
                폭포처럼 울기만 했어
                인생을 알건 모르건
                외로움의 죄를 대신 져준다면
                이제 그가 나의 종교가 될 거야

                뼛속까지 살 속까지 들어갈 걸 그랬어
                내가 찾는 신이 거기 있는지
                천둥이 있는지, 번개가 있는지
                알고 싶어, 보고 싶어, 만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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