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뼈의 노래 - 문정희
짧은 것도 빠른 것도 아니었어
저 산과 저 강이
여전히 저기 놓여 있잖아
그 무엇에도
진실로 운명을 걸어보지 못한 것이 슬플 뿐
나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아
냇물에 손이나 좀 담가보다
멈춰 섰던 일
맨발 벗고 풍덩 빠지지 못하고
불같은 소멸을 동경이나 했던 일
그것이 슬프고 부끄러울 뿐
독버섯처럼 늘 언어만 화려했어
달빛에 기도만 무르익었어
절벽을 난타하는
폭포처럼 울기만 했어
인생을 알건 모르건
외로움의 죄를 대신 져준다면
이제 그가 나의 종교가 될 거야
뼛속까지 살 속까지 들어갈 걸 그랬어
내가 찾는 신이 거기 있는지
천둥이 있는지, 번개가 있는지
알고 싶어, 보고 싶어, 만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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