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류시화
집이 없는사람은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자는 빈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기 위에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것도 없고 얻은것도 없다.
모든것들이 빈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 간다.
어떤자는 울면서 웃는날을 그리워 하고
웃는자는 또 웃음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꽃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면....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자는 죽을것을 염려하고
죽어 가는자는 더 살지 못함을 아쉬워하고
자유가 없는자는 자유를 그리워 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쓰러진다.
안개 속에 숨다...류시화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인기척과 함께 곧 들키고 말지만
안개속에서는
가까이 있으나 그 가까움은 안개에 가려지고
멀리 있어도 그 거리는 안개에 채워진다
산다는 것은 그러한 것
때로 우리는 서로 가까이 있음을 견디지 못하고
때로는 멀어져 감을 두려워한다
안개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나무 뒤에선 누구나 고독하고, 그 고독을 들킬까 굳이 염려하지만
안개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
그러나 안개는 언제까지나 우리 곁에 머무를 수 없는 것
시간이 가면
안개는 걷히고 우리는 나무들처럼
적당한 간격으로 서서
서로를 바라본다
산다는 것은 결국 그러한 것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시작도 끝도 알지 못하면서
안개 뒤에 나타났다가 다시 안개 속에 숨는 것
나무 뒤에 숨는 것과 안개 속에 숨는 것은 다르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The Violent Coloured Mountains / Mikis Theodorakis & Vassilis Saleas
Magic Night / Mikis Theodorakis
Matia mou thola / Mikis Theodorakis
Los Libertadores(해방자들) / Mikis Theodorakis
A Small Sea / Vassilis Saleas
Conquest Of Paradise / Vassilis Saleas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한용운 (0) | 2013.12.31 |
---|---|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 (0) | 2013.12.26 |
오광수 겨울시 모음... (0) | 2013.12.11 |
어머니 / 김초혜(1~ 52) | (0) | 2013.11.13 |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0) | 2013.1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