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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글과 그림 : 이외수

by kimeunjoo 2009. 6. 26.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글과 그림 : 이외수

        인애란 러브스케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인애란 러브스케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인애란 러브스케치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 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인애란 러브스케치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인애란 러브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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