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관한 시
구세주 ㅡ헤세
기쁘다 구주 오셨네ㅡ Isaac Watts
김치 크리스마스 ㅡ 노준옥
당신이 오신 기쁨 ㅡ 이해인
메리 크리스마스 ㅡ 박목월
북치는 소년 ㅡ 김종삼
성탄절 ㅡ 김남조
성탄절 가까운 ㅡ 신경림
성탄제 ㅡ 김종길
오 거룩한 밤 ㅡ Cappeau Placide
오늘 이땅에 아기 오심 ㅡ 박두진
주님 나신 날에 ㅡ 이원수
참반가운 성도여 ㅡ18세기 라틴성가
크리스마스 ㅡ 윌리엄 브라이언트
크리스마스와 우리집 ㅡ 김현승
화이트 크리스마스 ㅡ 나태주.이홍섭
구세주 헤세
자꾸자꾸 그, 사람이 태어난다
경건한 귀에다 말한다, 먼 귀에다 말한다
우리에게 가까이 오고 우리에게서 새롭게 상실된다
자꾸자꾸 그는 외롭게 솟아야 한다
모든 형제들의 고난과 동경을 부담해야 한다
늘 새롭게 그는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한다
자꾸자꾸 신은 그만 떠나겠다고 한다
천상의 것은 죄악의 골짜기로
정신은, 영원한 정신은 살 속으로 흘러들려 한다
자꾸자꾸 이즈음의 날들에도
구세주는 오고 있는 중이다, 축복하려고
우리의 불안, 눈물,물음, 탄식에
고요한 시선으로 응답하려고
그렇지만 어린이들의 눈만이 그 시선을 감당할 수 있기에
우리는 감히 마주 보지 못하는 그 시선
기쁘다 구주 오셨네 Isaac Watts(1674-1748)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온교회여 다 일어나 다 찬양하여라
다 찬양하여라 다 찬양하여라
구세주 탄생했으니 다 찬양하여라
이 세상의 만물들아 다 화답하여라
다 화답하여라 다 화답하여라
온세상 죄를 사하려 주 예수 오셨네
죄와 슬픔 몰아내고 다 구원하시네
다 구원하시네 다 구원하시네
은혜와 진리 되신 주 다 주관하시니
만국 백성 구주 앞에 다 경배하여라
다 경배하여라 다 경배 경배 하여라
김치 크리스마스 노준옥
바슐라르를 읽다가 갑자기 부엌으로 가서
김장김치 한 포기를 썰지도 않고 죽죽 찢어 서서 먹는다
입안에 가득 한겨울 시린 배추밭이 들어온다
새파란 무우청 줄지어선 무밭도 들어오고
붉은 고추밭도 총총한 마늘밭도 다들 살아서 들어온다
어쩌구저쩌구 고매한 정신에 밑줄 따라 그어가며
한량없이 쫓아가던 나의 정신에 느글거리던 이론에
과감히 고춧가루를 뿌리는 이 한밤의 역설
허구에 시달리며 또한 허구에 목마른 나는
이 긴긴 동짓달 하룻밤을 아름다운 사색으로 채우려 했건만
나의 정직한 식욕은 실체를 원했던 것이다
시뻘건 고춧가루와 노오란 마늘과 시퍼런 파와 청각과 가지가지의 재료들이
망상과 그리움과 고단함과 분노와 욕망과 회한과 무료함과 간절함과
익어가는 여인의 허연 장딴지 같은 배추의 속살에 범벅이 되어
불현듯 아름다워진 나의 크리스마스 저녁
바슐라르 선생
꿀꺽 침을 삼키며 날 쳐다보고 있다
당신이 오신 기쁨 이해인
색종이를 오려서
우리집 유리창에 별을 달듯이
오늘은 우리 마음의 창마다
당신의 이름을 별처럼 걸어놓고
당신이 오신 기쁨을 노래합니다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
당신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은방울 쩔렁이며 노래합니다
사랑의 화음에 맞추어 당신을 찬미하며
우리 모두 하나가 됩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세계에서
모든 이가 사랑이신 당신 안에
당신을 부르며 하나로 태어납니다
어서 오십시오, 예수님
우리의 별이 되신 예수님
메리 크리스마스 박목월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 집 굴뚝에는
감?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ㅡ 메리 크리스마스
ㅡ 메리 크리스마스
북치는 소년 김종삼
내용없는 아름다움처럼
가난한 아희에게 온
서양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어린 양들의 등성이에 반짝이는
진눈개비처럼
성탄절 김남조
기뻐하라 주의 강림이시다
머리 위엔 만국기 만국의 왕께서 오셨으니
어리신 구세주를 황공히 안아보리라
겨울 하상에도 은총의 목화밭 돋아나고
못 믿을지언정 이젠 우리 춥지 않으리
절망하지 않으리
거룩한 복음서는
광야의 바람 내음이 묻은 채
뜨거운 사신을 펼쳐지고
사람 하나에게마다
성령이 거하실 집을 두시니
기뻐하고 기뻐하라
오늘 오시고 영영 떠나지 않으실
구세주 강림이시다
루오 ㅡ 성탄절의 풍경
성탄절 가까운 신경림
살아오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얻었나보다
가슴과 등과 팔에 새겨진
이 현란한 무늬들이 제법 휘황한 걸 보니
하지만 나는 답답해온다 이내
몸에 걸친 화려한 옷과 값진 장신구들이 무거워지면서
마룻장 밑에 감추어 놓았던
갖가지 색깔의 사금파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교정의 플라타너스 나무에
무딘 주머니칼로 새겨넣은 내 이름은 남아 있을까
성탄절 가까운
교회에서 들리는 풍금소리가
노을에 감기는 저녁
살아오면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버렸나보다
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안엔
빠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생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라고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룽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헌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흐르는 까닭일까
오 거룩한 밤 Cappeau Placide(1808 -1877) 작사
오 거룩한 밤 별빛이 찬란한데
거룩하신 우리 주 나셨네
오랫동안 죄악에 얽매어서 헤매인 죄인 위해 오셨네
우리를 위해 속죄하시려는 영광의 아침 동이 터온다
경배하라 천사의 기쁜 소리
오 거룩한 밤 주님 탄생하신 밤
오 거룩한 밤 거룩 거룩한 밤
동방박사 그 별의 인도 따라 주님 나신 구유를 찾았네
우리들도 신앙의 불빛 따라 사랑의 주 품 안에 안기세
만왕의 왕이 구유 안에 누워 우리의 친구 되려 하시네
경배하라 천사의 기쁜 소리
오 거룩한 밤 주님 탄생하신 밤
오 거룩한 밤 거룩 거룩한 밤
오늘 이땅에 아기 오심 박두진
나를 위해 아기 예수 유대땅에 오셨네
나를 위해 그때 거기 십자가에 달리셨네
나를 위해 그때 부활승천하셨네
죄의 이땅 우리를 위해 눈물 흘리시네
죄의 이땅 우리를 위해 피땀 흘리시네
죄의 이땅 우리를 위해 잠 못 이루시네
인류의 장래 내일의 일 당신만이 아시네
천지 우주의 미래 장래 당신만이 아시네
우리의 오늘의 옳고 그름 당신만이 아시네
오늘 이땅에 아기 오심 거룩하신 구세주
오늘 이땅에 아기 오심 새하늘 새땅의 주재자
오늘 이땅에 아기 오심 만왕의 왕으로 오시네
주님 나신 날에 이원수
마리아
외롭고 괴롭던 날
나신 그분은
오늘도 세상에
기쁨을 뿌리시네
어둠 속에서
빛을
추위 속에서
따스함을
바라는 저희는 어리석사오나
바리새인들에게
짓눌리면서
사는 건 그래도
그 어느 때나
주님 따라 살아보려는
그 한마음뿐
핍박과 형벌에도
견디시던 분
십자가에 달려서도
굽히지 않고
사랑만 끝내 지니시던 분
그분이 오신 날
그 은혜만큼
우리는 드릴 찬송
한이 없어라
종아 울려라!
눈아 춤추어라!
우리는 기쁘다 못해 눈물도 지네
사랑의 님 오신 날이니
거룩한 거룩한
주님의 날이니!
참 반가운 성도여 18세기 라틴 성가(찬송가 122장)
참 반가운 성도여 다 이리 와서 베들레헴 성안에 가봅시다
저 구유에 누이신 아기를 보고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구세주 나셨네
저 천사여 찬송을 높이 불러서 이 광활한 천지에 울리어라
주 하나님 앞에 늘 영광을 돌려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구세주 나셨네
이 세상에 주께서 탄생할 때에 참 신과 참 사람이 되시려고
저 동정녀 몸에서 나시었으니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구세주 나셨네
여호와의 말씀이 육신을 입어 날 구원할 구주가 되셨도다
늘 감사한 찬송을 주 앞에 드려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엎드려 절하세 구세주 나셨네
크리스마스 윌리엄 브라이언트
구름과 태양에 의해 그늘진 그림자가
여름 풀밭 위를 가벼이 지나가듯
전능하신 주여, 당신의 눈앞을
땅에 사는 사람들이 그림자처럼 지나갑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뒤따르는 군사들처럼
세월이 밀려왔다 곧 사라질 때
땅위의 자랑이었던 위대한 이름은
순간적인 빛을 발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저 베들레헴의 별은
해맑고 찬란한 빛을 비취며
지금도 또한 옛날이나 다름없이
메시야가 계신 곳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오오 아버지 하나님, 저 거룩한 별로 하여 해마다
그빛을 더욱 더 더하게 하십시오
온 세계가 그 빛에 가득 찰 때까지
영광에 찬 빛을 보내 주십시오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김시태
너무 많은 걸 잃었습니다
희미한 고향집과 어머니
그 개구쟁이들,
그들을 도로 돌려 주소서
조그만 카드 속에 돌려 주소서
첫아이 보았을 때 기도 드리던
그 아빠와 엄마도 돌려 주소서
아이들과 손잡고 이야기하며
성당을 찾던 그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한번 더 그 종소리를 듣게 하시고
눈 나리는 아침을 걷게 하소서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소서
크리스마스와 우리집 김현승
동청冬靑 가지에
까마귀 열매가 달리는
빈 초겨울 저녁이 오면
호롱불을 켜는 우리 집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
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
마을 밖의 우리 집
은 접시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
웃는 우리 집
모여 웃는 우리 집
소와 말과
그처럼 착하고 둔한 이웃들과
함께 사는 우리 집
우리 집과 같은
베들레헴 어느 고셍서
우리 집과 같이 가난한
마음과 마음이 따스한 꼴 위에서,
예수님은 나셨다
예수님은 나신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나태주
크리스마스 이브
눈 내리는 늦은 밤거리에 서서
집에서 혼자 기다리고 있는
늙은 아내를 생각한다
시시하다 그럴 테지만
밤늦도록 불을 켜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빵 가게에 들러
아내가 좋아하는 빵을 몇 가지
골라 사들고 서서
한사코 세워주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며
20년 하고도 6년 동안
함께 산 동지를 생각한다
아내는 그 동안 네 번
수술을 했고
나는 한 번 수술을 했다
그렇다, 아내는 네 번씩
깨진 항아리고 나는
한 번 깨진 항아리다
눈은 땅에 내리자마자
녹아 물이 되고 만다
목덜미에 내려 섬뜩섬뜩한
혓바닥을 들이밀기도 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이브 늦은 밤거리에서
한번 깨진 항아리가
네 번 깨진 항아리를 생각하며
택시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홍섭
소리도 없이 내리는 눈이
사철나무 가지를
뚝 뚝 부러뜨리고 있다
눈은 내리는데
눈은 쌓여만 가는데
지금 저 먼데서
내가 아는 한 사람이 몹시 아프고
그 사람은 지금
내가 설원을 건너
푸른 심줄이 돋아나는 그의 이마를 짚어주길
간절히 바라고
하지만 나는 지금
창 너머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그냥 바라만 보고 섰는 것이다
눈은 나리는데
눈은 쌓여만 가는데
어디선가 사철나무 가지는
뚝 뚝 부러지고
렘브란트 ㅡ 가족
크리스마스의 유래
크리스마스는 고대 로마에서 비롯되었다
본래 로마에서는 하루 해가 가장 짧았다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기점으로
하여 농경신 사투른과 태양신 미트라를 숭배하는 축제가 거행되었다
그런데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화한 뒤 (313년)
로마의 교회는 전통적인 축제일을 예수의 생일과 동일시하여 많은 사람들을
기독교로 끌어들이고자 하였다
당시 미트라 숭배와 사투르날리아가 매우 광범위하게 대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풍습을 억압하는 대신 동화시키는 방법을 택하여
태양의 재탄생에 비유하여 '세상의 빛'예수의 탄생을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이
크리스마스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렇게 전해져오던 크리스마스는 종교개혁이 일어난 뒤
청교도 및 칼뱅교도들에게 이교도의 풍습이라고 배척받았으며
영국에서는 이 날 제의를 행하는 것이 법으로 엄금되었을 뿐 아니라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금지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끈질기게 이 날을 중심으로 축제와 선물 교환 등을
통해 전통을 이어나갔다
19세기에 접어들며 크리스마스 캐롤이 각광을 받고 트리와 카드 라는 대중적 풍습이
가미되어 오늘날 크리스마스는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되어버린 산타클로스라는 말은 270년 소아시아 지방
리키아의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세인트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그는 자선심이 많았던 사람으로 후에 미라의 대주교가 되어
남몰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씨 착한 귀족이 불행하게 모든 재산을 잃고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그는 세 딸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한 딸이 혼저가 있었으나 혼인 지참금이 없어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그 사정을 전해 들은 니콜라스는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몰래
딸이 난롯가에 말리려고 걸어둔 양말 속에 돈을 넣고 갔다
여기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양말을 걸어두고 자는 풍습이 시작되었다
가톨릭에서는 그를 성인으로 숭배하였고
아메리카 신대륙에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은 산테클라스라고 불러
자선을 베푸는 자의 전형으로 삼았다
이 음이 그대로 미국어화 되어 19세기 크리스마스가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하는 상상의 인물이 되어
어린이들이 정답게 부르다가 '산타클로스'로 변하게 되었다
산타클로스의 복장은 1931년 미국의 해돈 선드블롬이 코카 콜라 광고에서 그린
그림에서 유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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