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 김초혜
길을 떠나기 전에
묻고 싶었으나
길을 떠난 후였고
길을 걸을 때
묻고 싶었으나
숨이 가빴습니다
지금
길이 없기에
길을 잃지 않습니다.
진정한 나이 / 김초혜
나이와 사이가 좋아지니까
사소한 것도 아름답다
나이를 못 따라가면
후회와 탄식이 쌓이고
너무 앞질러 가면
길잡이를 잃는다
그대에게 / 김초혜
그대여
세월은 쉽게
지나갔다
무심하게 나누었던
그대와의 웃음도
이제
그리움이 되었다
나 한번도
그대 기슭에
내리지 않았어도
오늘도 나는
그대 시간 속에 머물러 있다
시간을 위하여 / 김초혜
슬플 때는 슬픔에 잠기어
슬픔을 잊습니다
적막할 때는 적막에 들어
적막을 잊습니다
몸살의 뜨거움에 타던 생각도
잊어버리자 앓은 신열도
아득하게 빛나던 추억도
고요한 숨결 속에서
닻을 내리고 있습니다
삶의 긴 길에서 허리가 구부러지고
마음의 끈이 끊어져
나날이 어두워져 가도
시간은 모두가 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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