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의 향기/♣ 영상시

사랑의 거리 - 조오현(霧山 무산스님)

by kimeunjoo 2012. 11. 27.

 

 

 

 

 

 

사랑의 거리 / 조오현(霧山 무산스님)

 

사랑도 사랑 나름이지

정녕 사랑을 한다면

 

연연한 여울목에

돌다리 하나는 놓아야

 

그 물론 만나는 거리도

이승 저승쯤 되어야

 

 

 

나는 부처를 팔고 그대는 몸을 팔고

일본 임제종의 다쿠안(澤庵:1573-1645)선사는 항상 마른 나뭇가지나 차가운 바위처럼 보여

한 젊은이가 짓궂은 생각이 들어 이쁜 창녀의 나체화를 선사 앞에 내 놓으며 讚(찬)을 청하고

선사의 표정을 삐뚜름히 살피니 다쿠안 선사는 삥긋삥긋 웃으며 찬을 써내려 갔습니다.

나는 부처를 팔고
그대는 몸을 팔고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고
밤마다 물 위로 달이 지나가지만
마음은 머무르지 않고 그림자 남기지 않는도다

- 절간 이야기 25 -

讚 : 기릴 찬. 글이나 그림을 칭찬하는 글.

 

 

 

몰현금(沒絃琴) 한 줄 / 조오현

사내라고 다 장부아니여
장부 소리 들을라면

몸은 들지 못해도
마음 하나는
다 놓았다 다 들어 올려야

그 물론
몰현금 한 줄은
그냥 탈 줄 알아야

 

 

..

 

沒絃琴(몰현금) : 줄 없는 거문고

감히 몰현금을 설명할 수 없으니 참고할 만한 글이 있어 써봅니다.

 

 

陶潛, 性不解音,畜素琴一張,

絃徽不具。每朋酒之會,則撫而和之, 曰

"但識琴 中趣,何勞絃上聲"。

 

진나라 도잠(陶潛)은 천성적으로 음을 이해하지 못했으나 소박한 거문고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 

줄이나 기러기발(徽 기러기발 휘)을 갗추고 있지 않았다. 친구들과 술 모임을 가질 때 마다, 그것을 어루만지며 좋아하여 가로되,

"다만 거문고가 지니고 있는 취(趣)를 알면 되었지, 어찌 줄 소리를 내려 애쓰리오."

 

*趣취 : 멋. 풍정. 흥취. 정취.

 

 

碧巖錄(벽암록)

 

一吹無孔笛 구멍 없는 피리 한 번 불고

一撫沒絃琴 줄 없는 거문고 한 번 탄다

 

三界無法 何處求心 삼계가 법이 없으니 어디서 마음을 찾으랴.

白雲爲蓋 流泉作琴 흰 구름 덮이고, 흐르는 물 거문고 가락을 타건만,

一曲兩曲無人會 이 곡조 알아듣는 사람 없어

雨過夜塘秋水深 비 지난 어두운 뜨락에 가을 못 깊구나

 

*一曲兩曲 : 한 곡 두곡. 한굽이 두굽이. 가락을 말하는 듯.

* 秋水 가을의 강이나 연못의 맑은 물.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歸路 - 이정하  (0) 2012.11.28
인생 - 김초혜   (0) 2012.11.27
사랑은 불협화음 - 박상우   (0) 2012.11.27
사랑 / 김용택 외 (2008년 광화문 글판)   (0) 2012.11.27
그리움 - 김초혜   (0) 2012.11.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