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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 - 류시화

by kimeunjoo 2012. 8. 27.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버릴 수 있다면
                                -류시화-
누가 말했었다. 
가슴에서 마음을 떼어 
강에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그러면 고통도 그리움도 추억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꽃들은 왜 빨리 피었다 지는가. 
흰 구름은 왜 빨리 모였다가
 빨리 흩어져 가는가.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가 
너무도 빨리 
내 곁에서 멀어져 가는 것들. 
들꽃들은 왜 한적한 곳에서 
그리도 빨리 피었다 지는 것인가. 
강물은 왜 작은 돌들 위로 
물살져 흘러 내리고 
마음은 왜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만 흘러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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