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의 향기/♣ 영상시

사랑 - 김지하

by kimeunjoo 2012. 5. 7.

           

           

           

           

           

           

          사랑/ 김지하

           

           

          내가 이렇게 기대 있는 것은

          누굴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내가 이렇게 기대 있는 것은

          한밤중 열두 시가 지난 시간

          당신도 자고 아이들도 잠든 시간

          담 건너 고양이 울음도 죽은 시간

          이 시간에 깨어 있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괴로운 시간

          깨어 있다는 것

          죽기보다 더 버리고 싶은 일

           

           

          알겠어요 이 시간

          내가 기대고 있는 까닭

          내가 기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

          누구라도 좋지요

          돌멩이라도 좋고

          쓰레기라도 좋고

          잿더미라도 좋지요

           

           

          사랑하겠다는 것.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 나태주   (0) 2012.05.07
인생은 혼자라는 말밖에 - 조병화  (0) 2012.05.07
사는 이유 - 최영미  (0) 2012.05.07
상처 - 마종기  (0) 2012.05.07
외로울 때 - 이생진   (0) 2012.05.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