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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거리 - 백창우

by kimeunjoo 2011. 6. 14.

 

 

 

 

 

 

거리 1 /  백창우  

 

 

너는 모를 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소나기 쏟아져

내 삶을 온통 적시는 것을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

꿈도 없는 긴 잠 속에 며칠이고

나를 눕히고 싶다

 

너는 모를 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바람 몰아쳐

내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것을

 

아무도 없는 어둠 한구석 찬 벽에 등 기대 앉아

새벽이 오도록 별을 바라보고 싶다

 

나는 안다

너는 내 마음 속에, 나는 네 마음속에

이토록 크게 자리 잡고 있지만

때때로 우린, 철저히 혼자라는 것을

 

 

 

거리 2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너는 너를 살고

나는 나를 살아

우리의 삶이 많이 달라 보일 수도 있겠지

네가 쫓는 파랑새가

내 앞길엔 없고

내가 찾아내 이름 붙여준 아주 조그만 별이

네 하늘엔 없을 수도 있겠지

네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내겐 별 볼일 없고

내 영혼을 사로잡는 시 한 편이

네겐 그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래도 우린 이렇게 함께 살아가지 가끔 서로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며

넌 너의 이름을 갖고

난 나의 이름을 갖고

넌 너의 얼굴로

난 나의 얼굴로

 

 

 

거리 3

 

그대와 내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일은

참 좋다.

 

사랑은 둘이서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각기 바라보는 것에 대해 이해하는 것

 

그대는 그대의 길을 가고.. 나는 나의 길을 가더라도.

우리 사랑 훼손 받지 않기 위해 할 일은.

 

그대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나를 사랑하는 일

내가 어느 만큼의 거리를 두고

그대를 사랑하는 일

 

 

 

오렴 / 백창우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 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게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 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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