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거짓말 유안진 "사랑합니다" 너무도 때묻은 이 한마디 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다 담을 수밖에 없다니요 한겨울밤 부엉이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넘어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샘물은 퍼낼수록 새 물이 되듯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사랑합니다" 목젖에 갈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내어 주세요 ![]() 65년 『현대문학』 등단 정지용문학상, 월탄문학상 등 수상 시집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 『봄비 한 주머니』 등과 시선집 다수 산문집 『우리를 영원케하는 것은』 외 다수 장편소설 『다시 우는 새』 등 ------------------------------------ [감상] 사랑에 빠져 본 사람은 압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아름답고, 숨이 막히도록 황홀한지를... “사랑합니다“ 얼마나 가슴 떨리는 말인가요. 그러나 범람하는 인스턴트 사랑, 일회용 사랑 때문에 ‘사랑’이라는 말이 더 없이 가난하게 느껴지고 거짓말처럼 인식되는 세태가 가슴 아프기 그지없습니다. 목젖을 타넘지 못하고 가슴 안에서만 맴도는 서툰 사랑, 수줍은 사랑, 가슴만 동동 거리는 사랑, 하지만, 오늘은 소쩍새 숨 넘어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하고 고백해 보세요.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같은 말, 참말입니다. 황홀하기 그지없는 거짓말로 불러내어도 괜찮습니다. [양현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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