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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추억 - 이채

by kimeunjoo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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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 

추억이란 먼산의 아지랭이 같은 것
떠오를 듯 가물가물 그러다 흐려지고
때로는 아린 상처로 뭉클거리기도 한다
차분히 가라 앉은
내 심상의 언저리를 들추어 낸다는 것
어쩌면 마지막 밤 열차를 타 보는 기분
매기의 옛동산을 바라보는
젊음의 전성기도 있었고
갈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낙엽을 보고
흠씬 눈물을 흘리던
단발머리 소녀적도 있었고
그리고 못내 그리워하던 연인도 있었다
오늘을 살면서도 부단한 욕망때문에
망실돼 가는 자신이 염려스러워
불같이 다가 오는 사랑마저
외로운 섬, 저 편의 허무로 내어 몬다
오늘이 내어 몬 사랑
그 허무함의 상처도
그 이후에 도래되는 아픔들도
내일날엔  또 다른
매기의 옛동산으로 남겨질 것임을
나는  알기 때문에
산 너머 냇물에 꽂힌 듯한
무지개를 잡아 보겠다고
아무리 달려 갔어도 무지개의 꼬리는
영영 잡을 길이 없었듯이
표피의 균열이 가실 길이 없는 나이인데
한잎 두잎 덧쌓이는
연륜의 낙엽을 밟으며
나는 죽는날까지
황홀한 사랑의 피안을 향해
꿈을 버리지 않고  오직 걸어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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