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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나무와 새 - 강연호

by kimeunjoo 2010. 9. 28.

             

             

             

             

              나무와 새 / 강연호

               

               

              허름한 뒷골목에 나무 한 그루

              기다리며 서 있었습니다 더 자라지는 않구요

              거리를 떠돌던 많은 새들이

              다녀갔습니다 아예 둥지를 틀지는 않구요

               

              어느 날이라고 다를까요 나무는 언제나

              머리 곱게 빗고 두 팔 흔들어

              자주 지치는 도시의 새들을

              불러들였습니다 놀다 가세요 쉬어 가세요

              목이 쉬도록 불러들였습니다

               

              오래 머물지는 않으면서 많은 새들이

              놀다 가거나 쉬어 갔지만

              그리고 그때마다 나무는 놀거나 쉬지도

              못하고 늘 바빴지만

               

              허름한 뒷골목에 나무 한 그루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세월은 순간이니까요

              무심한 새들은 또 어디쯤에서

              놀거나 쉬고 싶었습니다 다시 날아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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