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새 / 강연호
허름한 뒷골목에 나무 한 그루
기다리며 서 있었습니다 더 자라지는 않구요
거리를 떠돌던 많은 새들이
다녀갔습니다 아예 둥지를 틀지는 않구요
어느 날이라고 다를까요 나무는 언제나
머리 곱게 빗고 두 팔 흔들어
자주 지치는 도시의 새들을
불러들였습니다 놀다 가세요 쉬어 가세요
목이 쉬도록 불러들였습니다
오래 머물지는 않으면서 많은 새들이
놀다 가거나 쉬어 갔지만
그리고 그때마다 나무는 놀거나 쉬지도
못하고 늘 바빴지만
허름한 뒷골목에 나무 한 그루
말라 죽어 있었습니다 세월은 순간이니까요
무심한 새들은 또 어디쯤에서
놀거나 쉬고 싶었습니다 다시 날아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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