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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그리운 그대 - 이승희

by kimeunjoo 2010. 6. 22.












                   
    
     
    낮에는 보이지 않던 길이 
    밤이면 먼 별빛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런 적이 있다  정신없이 걷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길이 없을 때, 
    난 어디를 걷고 있었던 것일까. 
    살다 보면 길없는 길에 서 있기도 하는 것일까? 
    그러나 이미 그때는 
    오도가도 못하는 삶이 있을 뿐이고 
    누가 말한다. 움직이지마 
    너는 지금 움직이면 깨지고 말 얼음판에 서 있어. 
    봄밤은 왜 그리 달큰한 냄새로 다가오는지, 
    그리움은 순식간에 참혹한 것이 되어 
    먼지처럼 자욱하고, 
    본드 냄새를 풍기며 눕는 시간 
    위로도 별들은 뜨는구나, 
    누가 그 별들에 선을 그어 
    가슴 아픈 기억을 만드는가, 
    내게는 언제나 한겨울을 살아낸 
    무겁고 낡은 외투 한 벌이 걸려 있을 뿐인데. 
    아름다운 것들도 버려야 할 때가 있듯이 
    서러운 것들, 아픈 것들도 
    버려야 할 때가 있을 것임을, 
    다만 그것이 버려지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기를 
    그리하여 삼천 년 지난 후에 
    석탄이 되는 나무들처럼 
    제 안에 아름다운 불씨를 깃들여 가기를 
    내 눈물 섞어. 
    그리운 그대...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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