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보이지 않던 길이 밤이면 먼 별빛으로 보일 때가 있다. 그런 적이 있다 정신없이 걷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길이 없을 때, 난 어디를 걷고 있었던 것일까. 살다 보면 길없는 길에 서 있기도 하는 것일까? 그러나 이미 그때는 오도가도 못하는 삶이 있을 뿐이고 누가 말한다. 움직이지마 너는 지금 움직이면 깨지고 말 얼음판에 서 있어. 봄밤은 왜 그리 달큰한 냄새로 다가오는지, 그리움은 순식간에 참혹한 것이 되어 먼지처럼 자욱하고, 본드 냄새를 풍기며 눕는 시간 위로도 별들은 뜨는구나, 누가 그 별들에 선을 그어 가슴 아픈 기억을 만드는가, 내게는 언제나 한겨울을 살아낸 무겁고 낡은 외투 한 벌이 걸려 있을 뿐인데. 아름다운 것들도 버려야 할 때가 있듯이 서러운 것들, 아픈 것들도 버려야 할 때가 있을 것임을, 다만 그것이 버려지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기를 그리하여 삼천 년 지난 후에 석탄이 되는 나무들처럼 제 안에 아름다운 불씨를 깃들여 가기를 내 눈물 섞어. 그리운 그대...이승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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