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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마흔넷의 첫사랑 - 강태민

by kimeunjoo 2010. 6. 22.














     
      
    어느 정도 희비애락 겪었을 나이인데
    의지와 상관없이 
    그녀를 향한 심장은 두근거렸다.
    생의 최초로 느껴보는 벅찬 두려움이다.
    내게도 남성본능이 있길 원했다
    심장이 두근거려야 할 이유는 없고
    다만, 스쳐 지나가는 인연까지는 좋았다.
    탐욕만 꿈틀대길 바랐는데
    탐욕은 간데없고 마음만 사로잡혔다.
    그랬다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던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는 
    이 가슴은 그녀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좋다
    그녀를 미워하기로 작정했다.
    이 마음 빼앗아 가버린 침략자라 규정했다.
    사람의 가슴을 파먹는 못된 악마, 
    흡혈귀라 단정 지었다.
    그런데, 가슴이 아프다.
    못된 흡혈귀로부터 무엇 파먹힌 적 없는데
    가슴은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아픔이다.
    사랑하기 싫어 미워했는데
    이 마음 빼앗길 줄 미처 몰랐다.
    생에 처음 그리움의 눈물 흐른다.
    그립고, 보고 싶고 하는 것이 
    이런 것인 줄 몰랐다.
    돌아눕는 베개닛이 척척하다. 
    뒤집고 뒤집어도 여전히 척척하다.
    오늘이 이렇게 가고, 
    내일이 이렇게 가면 잊혀지리라
    그런 날이 벌써 두 달 넘었다.
    아직, 남아있는 눈물이 흐른다.
    마흔 네 살의 첫사랑
    그 눈물 마르지 않고 잘도 흐른다.
    생의 최초, 
    처음 느껴보는 벅찬 두려움
    그것은 내 나이 마흔 넷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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