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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 이생진

by kimeunjoo 2010. 6. 2.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이생진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자야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죽자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 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천억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 그게 무슨 소용있어 '기자는 또 한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서 문학 할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데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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