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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정호승 시인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 시집에서 -

by kimeunjoo 2010. 4. 19.

 

     

                    

 
 

 

햇살에게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

 

쌀 한톨

 

쌀 한톨 앞에 무릎을 꿇다

고마움울 통해 인생이 부유해진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잊지않으려고

쌀 한톨 안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해 질녘

 어깨에 삽을 걸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다

 

*

 

도둑놈 풀

 

도둑놈풀의 마음속에는

도둑의 마음이 없습니다

도둑놈의 마음속에는

도둑의 마음이 있습니다

도둑놈이 걸어간 달밤의

길이 있습니다

그 길에 보름달이 은근히

웃고 지나갑니다

 

 

  -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 시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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