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의 향기/♣ 영상시

재혼 / 허의행

by kimeunjoo 2010. 1. 31.

       

       

       

       


      재혼 / 허의행

       


      싼 맛에 중고품 구두를 사러갔습니다 진열된 중고품에서 좋은 중고품을 고르기란 어려웠습니다  어떤 구두는 발에 끼어 답답했습니다 또 다른 것은 헐거워 허전한 기분입니다  발도 오래된 중고품이라 새 구두를 신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가죽에 주름도 별로 없고 깨끗하게 약칠을 해서 윤기도 있는 부드러운 중고품을 골랐습니다  디자인도 마음에 듭니다 사이즈가 꼭 맞을 것을 기대하면서 냄새 나는 중고품 발을 중고품 구두 속으로 쑥 집어넣어 보았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습니다

      중고품 구두를 신고 걸어보았습니다  같이 걸어가야 할 길 위에 걸음도 가지런히 놓입니다  높낮이로 뛰어보고 빠르게 달려보아도 벗겨지지 않습니다  중고품 발이 중고품 구두에게 다짐했습니다  모든 중고품도 처음엔 새것이었다고!  길이 잘 들어 새것보다 더 좋다고!

       


      - 『정신과 표현』(.2009. 11-12월)



      * '재혼'을 중고품 구두신기로 비유한 발상이 재밌다.

      "모든 중고품도 처음엔 새것이었다! 길이 잘들어 새것보다 더 좋다!고" 그렇다

      인생의 여러 아픈 상처를 신어 본 자만이 알수있는 삶의 지혜이다.

      산문적인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재혼이란 더 어려운 일이고, 또한 실패가 더 많지 않은가?

      이 시를 읽으니 어느 동물병원 의사의 말이 생각난다. 결혼과 '개 기르기'의 공통점이다.

      결혼에 중요한 것은 '마음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털이 화려하고 이쁜 개라도 마음에 맞지 않으면

      오래 기를 수가 없고 그것은 불행이라는것이다.


      못난 '발바리'라도 주인의 마음에 맞으면 주인은 개에게 애정을 쏟고 개로 인해 행복하고 개는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하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중고품 발에는 중고품 신발이 편안타!

       

       

      문화저널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