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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타지마할 - 오탁번

by kimeunjoo 2010. 1. 25.

 

 

 

 














     
      
    이맘때쯤 다시 만나기로 하자 
    이제 여기서 헤어지고 나면 
    가을 깊어가고 겨울이 오고 
    또 몇 백년 강물이 흐른 뒤 
    야무나강이든 갠지스강이든 
    저 멀리 남한강이든 
    그 강물 흘러가는 
    어디쯤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자 
    손톱 밑으로 빠져나가는 
    시간의 햇살따라 
    벵골만 건너 캘커타 지나 
    아그라 붉은 태양 아래 
    흰 대리석으로 빛나는 타지마할 
    죽은 다음에도 되살아나는 
    왕과 왕비의 살냄새 거웃냄새 
    또 몇 백년 강물이 흐른 뒤 
    타지마할의 눈부신 대리석 위에 
    보름달이 솟을 때 
    여기쯤에서 만나기로 하자 
    사랑에는 꼭 이별이 있는 법 
    저승의 푸른 하늘 아래 
    대리석이나 오동나무 관이 아니면 
    관솔구멍이 숭숭 뚫린 
    소나무 관 속에 
    금은보화 비단옷이 아니면 
    무명옷이나 삼베옷 두르고 
    그도저도 아니면 
    청바지 차림으로라도 
    또 몇 백년 
    강물이 흐른 뒤 
    우리들 사랑이 타지마할에서 
    이맘때쯤 다시 꼭 만나기로 하자
               타지마할 /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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