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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사랑의 깊이 / 오탁번

by kimeunjoo 2010. 1. 24.

           

          désir - Maria Zhikhareva  

           

           

           

           

                  사랑의 깊이 / 오탁번


            너를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어둠의 깊이만큼 비애가 끝간 데 없었다
            만나면 만날수록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어쩔 수 없이 젖어드는 그리움의 얼굴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또 꽃이 피고
            천둥 번개 요란한 새벽마다 눈을 뜨고
            너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알몸에 알몸을
            가까이하고 여름 여치가 날개를 비벼대며 울 듯

            너를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사랑의 깊이만큼 우수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욱 빛나는
            너의 흰 손 흰 이마 가슴 적시는 눈물 방울


             

             

            생각나지 않는 꿈 / 미학사,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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