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는 꽃을 위하여 / 문정희
잘 가거라, 이 가을날
우리에게 더 이상 잃어버릴 게 무어람
아무 것도 있고 아무 것도 없다
가진 것 다 버리고 집 떠나
고승이 되었다가
고승마저 버린 사람도 있느니
가을꽃 소슬히 땅에 떨어지는
쓸쓸한 사랑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른 봄 파릇한 새 옷
하루하루 황금 옷으로 만들었다가
그조차도 훌훌 벗어버리고
초목들도 해탈을 하는
이 숭고한 가을날
잘 가거라, 나 떠나고
빈들에 선 너는
그대로 한 그루 고승이구나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별을 따러 간 남자 * 장시하 전자시집 (0) | 2010.01.03 |
|---|---|
| 새해 아침...이해인 (0) | 2010.01.02 |
| 여기 쯤이면 / 오탁번 (0) | 2010.01.01 |
| 사랑 1그램 / 황도제 (0) | 2010.01.01 |
| 추운 것들과 함께 / 이기철 (0) | 2010.01.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