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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개울가에서 / 도종환

by kimeunjoo 2010. 1. 1.

         

         

         

         

              개울가에서 / 도종환


              그때는 가진 것도 드릴 것도
              아무것도 없어서
              마음이 내 전부라 여겼습니다

              당신도 마음을 어떻게 보여줄 수 없어서
              바람이 풀잎을 일제히 뒤집으며 지나가듯
              나를 흔들며 지나가는 줄 알았습니다

              물 위에 비친 그대 얼굴
              개울물이 맑게 맑게 건드리며 내려가듯
              내 마음이 당신을 만지며 가는 줄 믿었습니다

              마음은 물처럼 흘러가 버리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바람처럼 어디에나 있으나
              어디에도 없는 것인 줄 몰랐습니다

              내 마음도 내 몸도 내가 모르면서
              없는 것에 내 전부를 맡겼습니다
              바람 속에다 제일 귀한 걸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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