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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인연설 / 한용운

by kimeunjoo 2009.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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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연설 / 한용운


                  1장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에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점입니다

                  떠날 때 우는 것은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2장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 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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