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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 나태주

by kimeunjoo 2009. 12. 28.

            Alone on the the top of the wall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 나태주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흰구름도 흰구름이 아니요

          꽃도 꽃이 아니다.

           

          내가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새 소리도 새 소리가 아니요

          푸른 하늘도 푸른 하늘이 아니다

           

          내가 인정하지 않는 한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같은 강물도

          결코 그림이 될 수 없으며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만 무정한 세월을 이긴다 /나 태주

           

           

          사랑하는 사람들만

          무정한 세월을 이긴다

          때로는 나란히 선 키 큰 나무가 되어

          때로는 바위 그늘의 들꽃이 되어

          또 다시 겨울이 와서

          큰 산과 들이 비워진다 해도

          여윈 얼굴 마주보며

          빛나게 웃어라

           

          두 그루 키 큰 나무의

          하늘 쪽 끝머리마다

          벌써 포근한 봄빛을 내려 앉고

          바위 그늘 속 어깨 기댄 들꽃의

          땅 깊은 무릎 아래에

          벌써 따뜻한 물은 흘러라

           

          또 다시 겨울이 와서

          세월이 무정타고 말하여져도

          사랑하는 사람들만

          벌써 봄 향기 속에 있으니

          여윈 얼굴로도 바라보며

          빛나게 웃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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