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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정호승

by kimeunjoo 2009. 12. 24.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 정호승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
          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
          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
          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미안하다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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