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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by kimeunjoo 2009. 12. 24.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로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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