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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시인뜨락

공초 오상순

by kimeunjoo 2009.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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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잔 술 - 오상순



          나그네 주인이여 평안하신고
          곁에 앉힌 술단지 그럴 법 허이
          한잔 가득 부어서 이리 보내게
          한잔 한잔 또 한잔 저 달 마시자
          오늘 해도 저물고 갈 길은 머네
          꿈같은 나그넷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이거 어인 일
          한잔 한잔 또 한잔 끝도 없거니
          심산유곡 옥천(玉泉)샘에 홈을 대었나
          지하 천척 수맥에 줄기를 쳤나
          바다는 말릴망정 이 술단지사
          꿈같은 나그넷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좋기도 허이
          수양(垂楊)은 말이 없고 달이 둥근데
          한잔 한잔 또 한잔 채우는 마음
          한잔 한잔 또 한잔 비우는 마음
          길가에 피는 꽃아 서러워 마라
          꿈같은 나그넷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한잔 더 치게
          한잔 한잔 또 한잔 한잔이 한잔
          한잔 한잔 또 한잔 석 잔이 한잔
          아홉 잔도 또 한잔 한잔 한없어
          한없는 잔이언만 한잔에 차네
          꿈같은 나그넷길 멀기도 허이 !

          나그네 주인이여 설기도 허이
          속깊은 이 한잔을 누구와 마셔
          동해바다 다 켜도 시원치 않을
          끝없는 나그넷길 한 깊은 설움
          꿈인 양 달래보는 하염없는 잔
          꿈같은 나그넷길 멀기도 허이 !










 

오상순
호는 공초(空超)

1894 8월 9일 서울 출생
1900 어의동학교에 입학 경신학교 졸업
1918 도오시샤대학(同志社大學) 종교철학과 졸업
1920 김억, 남궁벽 등과 함께 <폐허>동인으로 참가
1963 6월 사망

주요 저서 시집 목록
시선집 1963 <공초 오상순 시선집>. 시집 <방랑의 마음> 1977
시집 1987 <허무흔의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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