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지금 어디에 계시더라도
부디 제가 남긴 발자국 무늬 따라
마음의 길 평화로우시길..
깊이 깊이 평안하시길요.
어느 전생쯤 우리도 세상에 오는 첫눈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감사해 했던 적 있었겠지요.
시린 눈썹 위에 눈송이 하나쯤 얹어 두고
서로의 이마를 바라본 적 있었겠지요.
지금 비록 안부 한 잎
그대에게 불어가지 않더라도
살아서 보는 첫눈 속에 그대 이름 반짝였으니
이 부드러운 통증으로
저는 또 한 세상 건너가겠습니다.
더러는 제 그리움도 그대 눈시울에
첫눈처럼 흩날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슬픔은 말고
눈송이 하나 만큼의 무게로만 흩날리다
스르르 녹는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옮긴글>

맘 속 붉은 장미를 우지직끈 꺾어 보내 놓고
그날부터 내 안에선 번뇌가 자라다
늬 수정 같은 맘에
나
한 점 티 되어 무겁게 자리하면 어찌하랴
차라리 얼음같이 얼어 버리련다
하늘보다 나무모양 우뚝 서 버리련다
아니
낙엽처럼 섧게 날아가 버리련다
- 노천명 '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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