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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늘,혹은 - 조병화

by kimeunjoo 2014. 2. 28.

 

 

 

 

늘,혹은....조병화

 

늘, 혹은 대때로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있다는건

얼마나 즐거운 일이가?

 

카랑카랑세상을 떠나는

시간들속에서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때로는 아주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사랑 혹은 그리움....조병화

 

너와 나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로 좁힌 거리에 있어도

그 수천억 배 되는 거리 밖에

떨어져 있는 생각


그리하여 그 떨어져 있는 거리 밖에서

사랑, 혹은 그리워하는 정을 타고난 죄로

나날을, 스스로의 우리 안에서, 허공에

생명을 한 잎, 한 잎 날리고 있는 거다


가까울수록 짙은

외로운 안개

무욕한 고독


아, 너와 나의 거리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의 거리이지만

그 수천억 배의 거리 밖에 떨어져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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