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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 류시화

by kimeunjoo 2009. 6. 12.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류시화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 
저편 언덕처럼 
슬픔이 그대를 손짓할 때  
그곳으로 걸어가라 
세상의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으로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 
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말라 




나 혼자만 아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래고래 소리도 질러보고 
그 못마시는 술을 밤을 새워 마시기도 했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끝없는 원망의 말로 밤을 지새우고 
서러운 눈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정.말. 나. 혼.자.만. 아픈줄 알았습니다. 
먼저 이별의 이야기를 꺼낸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고 
그렇게 초라하게 버려진 나만 아픈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당신을 미워하고 또 미워했습니다. 
당신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워 
그 쏟아지는 폭풍우 안에서 간절히 부르는 이름이 나이기를 
바래고 또 바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당신 역시도 나처럼이나 아팠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다가 
다시 두개로 갈라서는 일 앞에서 아파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당신에게 미안해집니다. 
아픈 내색 하나 하지 않고 떠나가신 당신이 
얼.마.나. 나.를. 사.랑.했.었.는.지.를 
그 시절 바보처럼 나는 나 혼자만 아픈줄 알았습니다. 
이제서야 당신의 깊은 사랑 앞에서 무릎꿇고 
당신을 미치도록 그리워하며 
간절히 당신의 행복만을 소원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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