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도종환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견딜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버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본 사람은 압니다 !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시 101선 (0) | 2009.06.12 |
---|---|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 류시화 (0) | 2009.06.12 |
죽어서도 내가 섬길 당신은 - 손종일 (0) | 2009.06.12 |
이 세상의 긴 江 - 마종기 (0) | 2009.06.12 |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 김현태 (0) | 2009.06.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