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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황홀극치 - 나태주

by kimeunjoo 2012. 10. 9.

 

 

 

황홀, 눈부심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함

좋아서 까무러질 것 같음

어쨌든 좋아서 죽겠음

 

 

해 뜨는 것이 황홀이고

해 지는 것이 황홀이고

새 우는 것, 꽃 피는 것이 황홀이고

강물이 꼬리 흔들며 바다에

이르는 것이 황홀이다.

 

 

그렇지, 무엇보다

바다 울렁임, 일파만파, 그곳의 노을,

빠져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황홀이다.

아니다.

내 앞에

웃고 있는 네가 황홀, 황홀의 극치다.

 

도대체 너는 어디서 온 거냐?

어떻게 온 거냐?

왜 온 거냐?

천 년 전 약속이나 이룬듯이.

 

 

 

『시대정신』(2011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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