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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흔한 세월 - 김용택

by kimeunjoo 2012. 9. 11.

 

 

 

흔한 세월 / 김용택

 

세월이 가면

길가에 피어나는 꽃따라

나도 피어나고

 

바람이 불면 바람에 흔들리라요

세월이 가면

길가에 지는 꽃따라

나도 질라요

 

강물이 흐르고

물처럼 가버린

그 흔한 세월

내 지나온 자리

 

뒤 돌아 보면

구운 바람결에

꽃 피고 지는

아름다운 강길에서

많이도 살았다 많이도 살았어

바람에 흔들리며

강물이 모르게 가만히

강물에 떨어져 나는

갈라요

 

 

 

길 / 김용택

 

실낱같이 가는 샛길로 샛길로 가서
마지막 샛길 끝에
말이라도 걸면 금방 쓰러질 것 같은
슬픈 초가 한 채

아무도 가지 않고
이따금 내가 가다가 해 져서
길 잃고 길 없이
돌아온다


 

길 2 / 김용택

 

이 세상에
나만 아는 숲이 있습니다
꽃이 피었다가는 지고
눈 내리고 바람이 불어
차곡차곡 솔잎 쌓인
그 고요한 숲길에서
오래 이룬
단 하나
단 한번의 사랑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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