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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이외수 시인

'존나게' 버텨라' - 이외수

by kimeunjoo 2012. 8. 20.

"트위터 1백만 팔로어 비결 뭐냐고?

 

젊은이들, '존버 정신'으로 버티세요"

트위터 '황제' 이외수, 대학생에게 길을 제시하다

 

 

 

소설가 이외수

 

 

사실강원도는 오랜 세월 변방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정치의 중심이 아니었고, 경제 발전과도 거리가 멀다. 강원도민에게는 미안하지만, 세상을 호령하고 이끈 사람도 많지 않았다. 정치의 계절이 오면 영남과 호남은 늘 눈길을 끌었다. 충청권은 가끔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 하지만 강원도는 그마저도 쥔 적이 없다.

 

유감스럽게도, 강원도는 세상의 중심이 아니었다.

변방, 그 땅에 긴 생머리 찰랑찰랑 흔들며 한 남자가 터를 잡았다. 

'니들이 감성을 알아?'라고 묻는 듯 그곳을 감성마을이라 이름 붙였다.

짧은 세월 기인이었고, 긴 세월 문학계 이단아였던 이외수, 그다.

 

변방의 땅에 깃든 이단아. 이 조합은 진정 찰떡궁합이었을까? 이외수는 강원도 화천에 머물면서 세상을 호령하기 시작했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100만 명에 육박한다. 그가 산골에서 한 마디 던지면 100만 명이 열광하는 형국이다. 그의 말대로, 이외수는 움직이면 돈이고 말하면 뉴스다.

 

 

변방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든 이외수의 힘

 

자기가 선 곳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드는 힘. 그게 감성과 디지털로 무장한 이외수의 힘이다. 취직도 어렵고 인문학의 정수도 마실 수 없는 오늘날의 대학생들. 변방의 끄트머리에 선 것처럼 위태롭게 살아가는 이들이 8월 27일 이외수를 만나러 화천 감성마을로 향했다.

 

권태성, 김한솔, 유미정. 모두 강원대학교에 다니는 기자 지망생들이다. 이들은 이외수에게 길을 물었다.

녹차 한 잔 사이에 두고 이들은 이외수에게 화두를 던지고 답을 기다렸다. 이외수는 명쾌하게 받아쳤다.

그리고 강조했다.

 

"존버정신!"

 

이게 뭐냐고? 알고 싶으면 아래에 펼쳐지는 이들의 대화를 읽으시라.

 

 

 

 

- 요즘도 야동을 종종 보십니까?

"(발끈하며) 대한민국에 그거 안 보는 남자 있어? 야동에 관한 명언이 있어요. '야동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다. 그러나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하하하."

 

- 최근 KBS <두 남자의 수상한 쇼 - 야동>에서 MC로 활동하시는데, 또 '야동'이네요.

"'들 야(野)'에 '아이 동(童)'을 써서 생기발랄한 순수성을 가진 이야기를 엮어 나가자는 뜻이 내포돼 있어요. 또 밤에 하는 토크쇼니까, '밤 야(夜)' 자와 결부시켜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의미로 '야동'이라고 지었지. 어쨌든 '동영상'이니까.(웃음)"

 

- 트위터를 보니 요즘 상담 메일이 많이 온다고요?

"특히 젊은 세대가 내게 메일을 많이 보내요. 빈도가 높은 문의는 경제문제야.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살린다고 했는데, 반대로 죽였나봐. 카드빚을 갚아달라는 사람이 많아요"

 

- 그럼 뭐라고 답장을 합니까?

"답장을 안 하지. 내가 어쩌겠어. 빚만 있다고 하지, 뭘 하다가 그리 됐는지는 없어. 적으면 500만 원, 많으면 5000만 원을 요구하기도 해. 이 사람들 모두 내 책을 안 읽은 것 같아. 책에 대한 언급이 없거든. 부모 치료비나 공부하는 데 썼으면 메일에 내용을 담았을 거란 말이지. (빚이) 거의 다 유흥비일지도 모르는 거지. 어떻게 돈을 썼는지 감춘다는 건 뒤가 켕긴다는 거거든. 그래서 답장을 안 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서 그런 질문에는 답장을 안 해요.

 

그리고 또 난감한 건 키우는 고양이,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이름을 지어 달라는 거예요. 작가가 그렇게 한가하겠어? 조금만 애정 있으면 본인이 지을 텐데, 굳이 내게.... 그냥 네 마리 낳으면 매난국죽, 7마리면 빨주노초파남보. 좋잖아!(웃음)"

 

- 제가 선생님이 쓴 <청춘불패>를 읽었는데요. 책을 보면....

"(활짝 웃으며 말을 끊고) 아, 정말 훌륭한 학생이야! 하하하."

 

- 고맙습니다. 어쨌든 책을 보면 "여자는 실연을 당하면 내게서 그 남자가 사라져 버렸다는 느낌보다 내가 그 남자에게서 사라져버렸다는 느낌을 견딜 수 없어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저도 얼마 전 실연을 당해서 많이 공감했어요. 저와 같은 청춘에게 위로의 말을 해주세요.

"내게서 누군가 떠난다. 그럼 어디로 갈까? 다른 남자에게? 혹은 다른 여자에게? 사실 (우리는) 이 은하 우주를 떠날 수 없어요. 같은 우주에 사는 거야.

'지가 뛰어야 우주 안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넓게 가질 필요가 있어요. 이미 인연이 다한 것일 수도 있거든. 꽃 피는 계절이 따로 있고, 열매 맺는 계절이 따로 있고, 한겨울이 와서 잎을 다 떨어뜨리고 견뎌야 하는 계절이 있어요. 헤어졌으면 잎 떨어뜨리고 '아, 견뎌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해야 해.

견디면 봄이 오겠거니, 이렇게 생각나는 게 좋다고 봐요."

 

뒤이어 그만의 용어로 '버티기'를 강조했다.

 

"나는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존버정신'을 외쳐요.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존나게 버티'는 정신을 말하는 거지(웃음).

(말이) 너무 야한가?! 꽃이 졌듯이, 열매가 떨어졌듯이 '인연이 아닌가 보다' 이렇게 가급적이면 아름답게 해석을 했으면 좋겠어요. 상대가 잘되길 기도하고 '같은 우주에 있는데 못 볼 뿐이다'라고 해석을 아름답게 했으면 좋겠어."

 

 

"견디면 봄이 온다... '존나게' 버텨라"

 

 

 

- 과거 선생님이 쓴 <괴물>을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작품의 세계관도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웠고. 반면 요즘 쓰신 책은 읽기 편안합니다. 선생님이 조금 상업적으로 변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문제는 누군가는 총대를 메야 한다는 거예요. 내가 옛날에 쓴 <들개> <꿈꾸는 식물> 등은 대개 좌절과 절망 그리고 자살로 귀결이 돼요. 스스로 '나는 참 무책임하다'는 자책을 했어요. 물론 아직도 내 마니아들은 그때처럼 써 달라고 해. 그런데 내가 진정한 작가면 구원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

 

니체는 구원을 초인에게 맡겼고, 톨스토이는 종교에 맡겼어. 그럼 나는? 동양에서 할 수 있는 게 뭐야? 그래서 내가 공부를 좀 했어요. 서양의 새로운 문예·철학·예술 사조는 모두 반동에 의해서 태어났어. 하지만 동양은 반동이 아니라 온고지신, 즉 옛 것을 통해 새것을 찾았어요. 서양은 시시각각 철학의 대상이 변해. 경제, 자연, 이성, 구조, 혼돈.... 하지만 동양은 시종일관 철학의 대상은 '도'야. 그래 이거야! 내 젊은 날의 소설 주인공을 구할 방법을 찾은 거지요.

 

노자, 장자 다 공부했는데, 우리 것은 뭘까? 보니까, 풍류도가 있어. 우리는 '시서예악'을 모르면 깨달음을 얻지 못해요. 이걸 알아야 노닐 수가 있어. 그냥 알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그걸 즐길 줄 알아야지. <벽오금학도>를 기점으로 내 문학적 색채는 전환됐어요.

 

내가 춘천교육대학을 중퇴했는데, 언젠가 총장이 명예 졸업장을 주면서 도서관에 전시할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새 그림을 기증하고 거는데 한 무리의 학생이 지나갔어요. 총장이 애들을 보고 '얘들아 이리와 봐라, 이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하고 물었는데 아무도 모르는 거야. '몇 학년이야 니들?'하고 물었더니 2학년이래. 아, 10대, 20대가 내 소설을 안 읽는구나 하고 느낀 거지. 그래서 10대, 20대가 읽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어요."

 

10대와 20대가 읽는 소설을 쓰기 위해 그는 그들의 문화를 분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바로 '조립식 문화'였다고 한다.

 

"당시 젊은이들을 분석해보니 조립식 장난감, 토막 난 만화, 토막 난 연속극을 보며 자랐더라고. 그래서 좋다. 그럼 소설을 그렇게 써보자 해서 소설을 다 토막을 내고 조립해서 읽을 수 있게 한 게 <괴물>이에요. 참 애정을 많이 쏟아 부은 작품이에요. 아이 참 이거... 내가 또 흥분했네. 하하하. <괴물>을 생각하면 흥분할 때가 많아."

 

- 많은 책을 내셨고, 큰 대중성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예상은 거의 받지 못하셨어요. 서운하지 않습니까?

"이순신 장군이 무슨 상 받았어? 진짜들은 다 척박한 거예요. 내가 <세대>라는 문예지에서 중편소설로 등단을 했어요. 이 문예지에서 등단하는 건 많은 작가들의 로망이었지. 3년 동안 수상자가 없었는데, 내가 된 거지. 내가 등단했을 때 떠들썩했어. 극찬도 많았고. 그런데 3년 동안 청탁이 안 와. 정말 이상하잖아. 나중에 알고 봤더니, 자기들끼리 학연, 지연, 선후배 따지고 다 하더라고.

 

사실 3년 내내 청탁 안 오면 왕따 당한 기분 들지. 좋다! 그럼 내가 문단을 왕따시켜 줄게! 그래서 등단 이후 40년 가까이 작가-출판사-독자 이 삼각구도만 믿고 살아왔어요. 사실 힘들었지.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노력을 해야 했어요."

 

- 요즘 집필하는 작품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물 위를 걷는 사람 이야기예요. 그래서 직접 겪어보고 그곳에서 집필하려고 중고 요트 하나를 구입했어. 요트는 집필이 끝나면 화천시 관광상품으로 기증할 생각입니다."

 

"개안,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영안을 가져라"

 

- 선생님의 <하악하악>을 보면 "너는 내라고, 나는 녹는다. 봄밤에"라는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시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감수성을 가진 선생님을 부러워해요. 어떻게 해야 감성을 갖출 수 있을까요.

"그래 그거 중요해! 일단, 나는 30년 전부터 감성을 강조했어요. 지금까지는 이성이 시대를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감성이 주도할 것으로 생각해요. 이런 감성을 갖고 시대를 앞서보는 눈을 갖춰야 해.

사물과 세상을 보는 눈에는 네 가지가 있어요.

첫째 육안. 얼굴에 붙어 있는 눈이야. 두 번째 뇌안. 머릿속에 있는 눈이야. 세 번째 심안. 이게 마음의 눈입니다. 이때부터 예술이 시작되는 거예요. 그다음이 영안. 이게 신과 대화를 가능하게 해. 영혼의 눈을 떠야 해요."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네 가지 눈이라.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보자.

 

"사과가 있다고 가정해볼 게. 사과는 동그랗고 빨갛다. 이 정도 아는 건 육안이야. 저건 먹는 거야. 비타민C가 많아. 뉴턴이 저거 떨어지는 거 보고 만류인력 발견했어. 이건 뇌안이에요. 사과를 보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을 느껴. 그리고 시를 써. 음악을 만들어. 이게 심안이죠.

근데 이 심안에서 중요한 건 사랑을 나누는 마음이야. 누군가가 떠올라서 좋아하는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하는 것. 혼자 갖거나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 여기서 예술이 출발하는 겁니다.

 

심안을 떠야만 진짜 사랑에 성큼 다가가지. 인문학의 정수가 바로 이 마지막 영안을 뜨는 순간입니다. 우주의 본질과 신, 나, 사과의 본질이 같구나. 이건 아는 게 아니라 깨닫는 거죠. 이게 바로 우리가 공부하는 궁극적 목표고 삶의 목표일 수 있지. 그래서 우리는 개안을 해야 해요.

세상을 보는 눈. 아름다움, 사물을 보는 눈을 떠야지. 그래야만 진정한 가치를 찾아낼 수 있고, 삶의 질도 훨씬 향상될 수 있어요. 개안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 스스로 그렇게 자신 눈의 깊이와 영역을 확장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게 중요해."

 

- 그럼 '개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우선 치열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야.

사람을 대할 때 진실하게 대하는 것. 사물에서 아름다움을 보면 절로 감성이 싹트는 거지. 지식은 머리에 있고, 지혜는 가슴에 있어요. 그래서 사람의 신체에서 미리와 가슴이 가장 멀다고 해.

지식이 발효하는 데 필요한 것이 있는데 바로 사랑이에요. 지식이 사랑과 더해지면 지성이 돼. 그리고 그것이 내 것이 되면 바로 지혜가 되는 거죠.

 

자연과 우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감성이라는 거, 그게 중요해요. 몸 전체로 무엇인가를 느끼는 게 아는 것보다 중요하지. 그래서 많이 알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많이 느끼려고 하는 게 좋고, 많이 느끼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많이 깨달으려고 애쓰는 게 좋아요. 이야, 이거 정말 주옥같다! 하하하."

 

 

 

- 제가 지금 사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처음 과를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 '취직이 안 된다'고 많이 말렸어요.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많이 무시받고 있습니다.

"슬픈 현실이고, 굉장히 불쾌해요. 우리나라 학생들은 도서관보다 술집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아픔이 많을 텐데, 그 치유 방법을 책이 아닌 술에서 찾아요. 우리 지식인들이 죄책감을 느껴야해.

대학가에 서점보다 술집이 많은 건 그걸 요구하는 사람이 많아서야. 인문학을 요구하면, 인문학도 살아나겠지. 그런데 돈이 되지 않는다고 요구하지 않아. 인문학은 돈이 안 된다고 누가 가르쳤나요?

문학하면 굶어 죽는다고 하는데.... 사실 지금 이외수는 움직이면 돈이야!(웃음)

 

나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멋있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온 인류의 걱정을 자기 혼자 떠안고 있듯이 하는 건, 사기라고 봐. 작가는 어쨌든 글 자체가 영양가가 있어야 해요. 글이 머리가 아닌 가슴에 남아야 하지. 진정한 인문학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남는 거야. 인간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주는 인문학. 이거 없으면 다 불행해지자는 거예요.

 

대학이 인문학 거부하는 건, '우린 불행해도 좋다'라고 외치는 것과 똑같아.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것이고, 가치관도 잘못 됐어요. 올바른 인문학을 못 가져서 가치관이 전도된 거야. 특히 어려운 시대일수록 인문학이 필요해요. 다시 가치관을 세워야 하고, 그걸 할 수 있는 게 바로 인문학이죠.

 

참, 오늘 주옥같은 이야기 많이 하네. 하하하.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 듣겠어! 학생들 오늘 잘 왔어요! 대학에서 이런 이야기 듣기 힘들지. 인문학을 전부 돈 되는 걸로 바꿨잖아. 걱정스러워."

 

-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끝났고, 결국 오세훈 시장이 사퇴했습니다.

"나는 인터뷰할 때마다 정치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해요. 65년 살면서 정치가 단 한 번도 내 기대에 부응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 혹시 정치라는 것이 가장 비예술적인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야. 간략하게 축약하자면 기대하지 않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대로 됐어.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투표 결과는) 한나라당에만 가하는 채찍은 아니라고 봐요. 정당을 초월한 모든 정치가에게 보여준 따끔한 일침이라고 생각해요."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5% 넘었으니 사실상 승리"라고 이야기했는데요.

"사실 나도 작품 구상 중이거든요. 구상이 한 25% 정도 됐는데, 사실상 완결이지?(웃음)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하하하."

 

 

소설과 이외수와 마주 앉은 강원대학교 학생들. 김병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본부장과 기자들도 함께 했다. 이외수 옆은 판타지 소설가 기천검씨.

 

 

-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한 뒤 환경보존이나 개발이냐를 두고 갈등이 큽니다.

"(알펜시아 등) 이미 다 투자해 놨으니.... 동계올림픽 유치 돼도 걱정, 안 돼도 걱정이었어. 그래도 유치가 된 뒤 걱정하는 게 나아서 나도 적극적으로 응원을 했어요. 안 되고 망하는 것보다는 하고 망하는 게 낫지. 그런데 이미 때가 늦었어. 처음 계획?설계할 때 논의와 협의가 있었어야 했어요. 앞으로는 갈등을 겪지 않으려면 각 분야 전문가들 찾아가 자문을 구해야 해. 체면, 엄숙, 근엄 이런 거 다 버리고 계급장 떼고 토론해야지. '맞장 한 번 뜨자' 뭐 이런 말도 있잖아.(웃음)

괜히 애들 밥 주는 것 때문에 계급장 떼지 말고!"

 

팔로어 100만 명 임박... "같은 공간에 있는 존재를 사랑하라"

 

- 소셜네트워크 시대, 트위터에서 '소통의 황제'로 등극하셨습니다. 비법을 좀...

"먼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정해야 해요.

그리고 글을 쓸 때 군더더기, 곁가지는 과감히 쳐 내고. 때로는 메시지 하나만 한 줄로 전달해도 선명해지는데, 욕심을 내서 아는 체 하고 멋있는 문장 만들려고 하거든. 욕심의 절제가 가장 중요해요. 팔로어들이 바로 옆에 있다 생각하고 이야기하듯이 쓰면, 글에 정감이 입혀져요.

 

- 이제 곧 팔로어가 100만 명입니다. '황제'로서 그 비법도 좀....

"같은 공간에 있는 동질의 존재를 사랑하고 애정을 갖는 게 중요해요. 뭐라도 하나 주겠다는 생각이 중요하지."

 

- 선생님의 대를 이를 '장수'가 좀 눈에 보입니까?

"아, 그럼요. 나는 우리 네티즌들의 발랄함을 아주 높게 평가합니다. 대단해요. 그 정도면 충분해! 다들 직장에 얽매여 있어서 그렇지, 잠재력만 보면 내가 딸리는 경우도 있어요.

 

- 특별히 기억나는 멘션이 있습니까?

"예전에 트위터에서 '일문천답'을 한 적이 있어요. '어느날 변사또가 춘향이를 잡아 대령하라고 일렀는데, 부하들이 착오로 심청을 잡아왔다. 네 이년 수청을 들겠느냐? 심청이 뭐라고 했을까'라고 내가 물었는데, 답변자의 약 90%가 '공양미 삼백석 콜!'이었어. 그런데 딱 한 친구가 번뜩이는 답을 했지.

 

'그래 옆으로 들어가자. 그리고 불을 끄자. 너는 떡을 썰어라. 나는 글씨를 쓸게.'

 

명쾌하잖아! 이런 번뜩이는 친구들이 숱하게 많아요. 이런 젊은 세대를 보면 대한민국 미래가 밝아. 그런 무궁무진함에 기대가 가요."

 

- 선생님의 특별한 재능을 전하는 제자 양성도 하고 계십니까?

"트위터 문학교실을 하고 있어요. 문학 연수생들이 많이 오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모도 있고. 약 40여 명이 있는데, 정모 때는 30여 명 정도 나오고. 적극성이 없고 게으른 사람은 빨리 빨리 퇴출시키고 새로운 연수생을 모집해요. 공지는 수시로 하고, 서류심사만 해요. 일반 형식의 이력서와 자필 자기소개서. 자소서만 보면 딱 나와! 내가 '글밥'만 40년 먹고 살았으니, 날 속일 수 없지"

 

-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 부탁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우리 때보다 몇 배 힘든 것 같아요. 그렇더라도 기운내고! 방황하고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것도 소중한 경험입니다. 모두들 존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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