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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우리도 꽃처럼 - 오광수

by kimeunjoo 2012. 2. 25.
 

 

 

 

 

 

 

우리도 꽃처럼 / 오광수

 

우리도 꽃처럼 피고 질 수 있을까

길고 긴 인생 길, 피고지며 살 수는 없나

한번은 라일락이었다가, 이름없는 풀꽃이었다가

가끔은 달맞이 꽃이면 어떨까

한겨울에도 눈꽃으로 피어

동짓날 밤, 시린 달빛과 어우러져

밤새 뒹굴면 안될까.

 

맹렬하게 불타오를 땐 아무도 모르지

한번 지면 다시는 피어날수 없다는걸

뚝뚝 꺾여서 붉게 흩어지는 동백꽃잎

선홍빛처럼 처연한 낙화의 시절에

반쯤 시든 꽃, 한창인 꽃이 그립고

어지러웠던 청춘의 한 때가 그립네

 

막 피어난 백목련, 환하기도해라

그 그늘 아래로 조심스레 한발씩

저승꽃 피기전, 한번쯤 더 피어나서

궁상각치우로 고백할 수 있을까

봄바람 가득한 꽃들의 가슴에

사랑한다고 저릿한 고백 할 수 있을까

단 한번 피었다가 지는 사람꽃

 

 

-문학청춘,2010년 여름호

 

 

* 호기심이 시를 낳는다. 세상은 얼마나 경이로운 비밀에 쌓여 있는가. 단 한번 피었다 지는 사람꽃!

우리의 삶은 일회뿐이다. 꽃과 인간은 다르다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인간도 꽃처럼 해마다 다른 꽃으로 피고 질 수 없을까? 하고 사유를 한다. 올해는 화사한 라일락꽃으로 내년엔 열정의 장미꽃으로...

사유가 결국 시를 낳는다. 우리도 꽃처럼 해마다 피고 질 수 없을까, 사람꽃 !

아름다운 새로운 명사다. / 문화저널 21. 김성춘

 

 

 

 

세월이 가는 소리 / 오광수

 

싱싱한 고래 한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 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뿐이라는 게 살아 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 것 없어 생이 가벼워 질까

사랑에 못 박히는 것조차 바람결에 맡길 수 있을까

 

쉰살이 넘은 어느 작가가 그랬다

마치 기차레일이 덜컹 거리고 흘러 가듯이

세월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요즘 문득 깨어난 새벽

나에게 세월가는 소리가 들린다

기적 소리를 내면서 멀어저 가는 기차처럼

설핏 잠든 밤에도 세월이 마구 흘러간다

 

사람들이 청승맞게 꿇어 앉아 기도하는

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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