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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by kimeunjoo 2011. 12. 10.





      고요한 12월의 아침에 ....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 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 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비를 맞으며
      나 그대 사랑할 수 있음이니..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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