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라비난초 - 포근이

 

 

난과식물중 가장 신비롭고 환상적인 해오라비난초

그 자태의 오묘함 때문에 남채되어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으로

보호받고 있음에도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생지가 사라져 가고 있음이

너무도 가슴 아픈일이다

그깟 돈 몇 풍 때문에 자연을 훼손 한다면

멀지않은 날에 자연도 인간을 외면할 것이다

 

 

이 곳에도 서너촉이 있었다는데 올해는 딱 한 촉만 꽃을 피워 그나마 연명하고 있다

이 꽃을 보기 위해 무려 3년을 기다리다 올해 처음으로 만났지만

시기적으로 이미 두 송이는 씨방을 맺고 그나마 한 마리의

해오라비 멋진 비상을 볼 수 있어 얼마나 행복 했는지 "심봤다" 라고

외치며 바지 가랭이가 젖는 줄도 모르고 호들갑을 떨었다

 

 

누가 저 해오라비 날아가지 못하게 붙잡아 줄 사람 없나요?

자생지에 기름띠가 끼어 불길한 예감마져 든다

과연 내년에 다시 널 만날 수 있으려나 생각하니 기쁨은 슬픔으로

가슴이 먹먹해져옴을 느낀다

 

 

옆에 보니 어린촉도 몇 촉 보이는데 잘 자랄 수 있을지 맘 놓을 수 없어

옆으로 물길을 내고 기름띠가 흘러 내리게 해두고 왔지만

불편한 마음은 가셔지질 않는다

어찌해 이 산비알에 기름띠가 끼는지 나로써는 알 수가 없다

땅귀이개 이삭귀이개도 개체가 줄어드는 걸 보면 가까운 시일에 습지 식물이

사라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산림과 직원들이 습지에 개나리,연산홍을 다량으로 심어 놓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식물의 습성을 조금만이라도 안다면

새력 강한 나무꽃을 식재하진 않을텐데 이유가 있겠지만

야생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겐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긴 목선을 쭈욱 내밀고 피어난

순백의 영혼은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비상하는 백로와 흡사하다

 

 

" 꿈속에서도 당신을 생각합니다"  꽃말처럼 청순한 소녀의 꿈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