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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상사(想思) / 김남조

by kimeunjoo 2011. 6. 11.

 

 

 

 

 

상사(想思) / 김남조

 

 

언젠가 물어보리

기쁘거나 슬프거나

성한 날 병든 날에

꿈에도 생시에도

영혼의 철사줄 윙윙 울리는

그대 생각,

천번 만번 이상하여라

다른 이는 모르는

이 메아리

사시사철

내 한평생

골수(骨髓)에 전화(電話) 오는

그대 음성,

 

언젠가 물어보리

죽기 전에 단 한 번 물어보리

그대 혹시

나와 같았는지를

 

 

허망에 관하여 / 김남조

 

내 마음을 열

열쇠 꾸러미를 너에게 주마

어느 방 어느 서랍이나 금고도

원하거든 열어라

그러하고

무엇이나 가져도 된다.

가진 후에 빈 그릇에

허공 부스러기쯤을 담아 두려거든

그렇게 하여라

 

이 세상에선

누군가 주는 이 있고

누군가 받는 이도 있다

받아선 내버리거나

서서히 시들게 놔두기도 하는

이런 일 허망이라 한다

허망은 삶의 예삿일이며

이를테면

사람의 식량이다

 

나는 너를 허망의 짝으로 선택했다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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