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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인생 - 최영미

by kimeunjoo 2011. 2. 5.

 

 

인생  /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 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 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도 그런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질 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에 머리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털컹털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힌다.

 

그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바깥 세상은

졸리운 눈속으로 얼키설키

감겨 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 이라고 그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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